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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며 지친 부모님들께, 김경일 교수가 말하는 ‘적절한 좌절’의 힘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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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며 지친 부모님들께, 김경일 교수가 말하는 ‘적절한 좌절’의 힘

Daily Fragments 2025. 8. 19.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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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를 키우다 보면 문득 마음이 답답해질 때가 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과연 내가 올바른 방향으로 아이를 이끌고 있는지 확신이 서지 않는 것이죠. “내가 자라온 방식대로 엄하게 키워야 할까?”, “아니면 요즘 시대에 맞춰 모든 것을 지원해줘야 할까?” 같은 질문들은 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 품어보았을 고민일 겁니다.

 

 그러나 그 답을 찾기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마치 정답이 없는 시험 문제를 푸는 것처럼, 어떤 선택을 하든 늘 불안과 후회가 뒤따르기 마련입니다. 저 역시 아이를 키우며 끊임없이 이런 갈림길 앞에 서곤 했습니다. 주변에서 들려오는 수많은 육아 정보와 조언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성공한 듯 보이는 다른 부모들의 모습은 오히려 제 선택을 더 혼란스럽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접하게 된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김경일 교수의 ‘과잉 양육’에 관한 조언은, 그동안의 제 고민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열어 주었습니다. 단순한 육아 팁이 아닌, 부모와 아이가 함께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 꼭 필요한 핵심 원리를 짚어주었기 때문입니다.

 

 


 

1. 성장의 필수 조건, ‘좌절’을 경험하게 하세요

 

 부모라면 누구나 아이가 좌절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우리 아이, 기죽지 않게 키워야지.”라는 마음은 모든 부모의 본능 같은 것이지요. 그래서 아이가 어려움에 부딪히면 재빨리 손을 내밀어 도와주고, 실패를 미리 막아주려 애씁니다. 하지만 김경일 교수는 단호히 말합니다. 개인의 성장, 그리고 진정한 자아 발견을 위해서는 ‘좌절 경험’이 반드시 필요하다고요.

 

 기업이 수십 번의 실패 끝에 혁신을 이루듯, 아이 역시 좌절을 통해 새로운 해결책을 스스로 찾아내는 법을 배웁니다. 그 과정에서 아이는 단순히 문제 해결 능력뿐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근본적인 태도를 익히게 됩니다. “어려움은 피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마주했을 때 극복할 수 있다”는 내적 확신이 생기는 것이지요.

 

 저도 이 대목을 읽으며 뜨끔했습니다. 그동안 저는 아이가 조금이라도 힘들어하는 기색을 보이면, 곧장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주곤 했습니다. 숙제가 어렵다고 하면 대신 설명을 길게 해주었고, 친구와 다툼이 생기면 먼저 해결책을 제시했습니다. 당시에는 그것이 부모의 사랑이자 책임이라 믿었지만, 돌이켜보니 저는 아이가 스스로 해볼 기회를 빼앗고 있었던 셈입니다. 아이는 좌절을 겪어야만 자생력을 기를 수 있다는 사실을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2. ‘과잉 양육’의 역설: 부모는 지치고, 아이는 동기를 잃는다

 

 현대 사회에서 부모들의 양육 피로감은 과거보다 훨씬 커졌습니다. 아이는 줄었는데 왜 피로는 늘었을까요? 바로 ‘과잉 양육’ 때문입니다. 부모가 아이의 일상 전반을 통제하고, 끊임없이 개입하면서 아이는 점차 ‘스스로 하려는 의지’를 잃게 됩니다. 부모는 아이를 위해 애쓰지만, 그 결과는 정반대가 되는 셈입니다.

 

 예를 들어, 부모가 늘 옆에서 숙제를 챙겨주면 아이는 “공부는 부모가 시켜야 하는 것”이라고 인식합니다. 그러다 보니 자기 주도적인 학습 태도는 자리 잡지 못하고, 오히려 부모가 개입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무기력한 모습으로 굳어집니다. 결국 아이는 내적 동기를 잃고, 부모는 “왜 이렇게 의욕이 없을까”라며 지쳐갑니다.

저 또한 아이가 무기력해하는 모습을 보며 답답했던 순간이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김 교수의 설명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그것은 아이의 문제가 아니라, 저의 과잉 개입이 만든 그림자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요.

 

3. 혹시 나도? 부모가 무심코 하는 ‘지나친 간섭’

 

 김 교수는 많은 문제가 부모가 ‘안 해줘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너무 많이 해줘서’ 생긴다고 지적합니다. 아이가 배고픔을 느끼기도 전에 음식을 챙겨주고, 아침마다 스스로 일어나기도 전에 부모가 깨워주며, 선택을 하기 전에 부모가 대신 결정해주는 행동들. 이런 작은 간섭들이 쌓이면 아이는 자기 삶을 직접 살아볼 기회를 잃습니다.

 

 저도 떠올려 보니, 아이에게 “그건 힘드니까 이렇게 해”라며 방향을 제시한 적이 많았습니다. 아이가 친구와의 갈등으로 속상해할 때 “그냥 사과해”라고 말해버리거나, 학교 준비물을 미리 챙겨주며 스스로 점검할 기회를 박탈했던 순간들. 그때는 편의를 주는 줄 알았지만, 사실은 아이가 시행착오를 통해 배우는 중요한 기회를 막고 있었던 것이지요.

 

4. 그래서 우리는 어떤 부모가 되어야 할까요?

 

 결국 핵심은 ‘양육 방식의 시대 차이’가 아니었습니다. 전통적인 방식이든, 최신 교육법이든 중요한 건 아이의 자립을 키워주는 것입니다. 부모로서 고민해야 할 것은 ‘엄하게 키울까, 자유롭게 키울까’가 아니라, “내 아이가 스스로 삶을 살아갈 힘을 얻도록 돕고 있는가” 하는 질문입니다.

 

 저는 이 글을 쓰며 스스로에게 다짐했습니다. 이제는 아이가 넘어지더라도 바로 손을 내밀기보다, 잠시 지켜보고 아이가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기를 기회를 주자고요. 사랑이란 이름으로 모든 것을 대신해주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기에 한발 물러서서 아이가 직접 부딪히게 하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것이 바로 부모의 현명한 거리두기일 것입니다.

 

5. 글을 마치며

 

 아이의 성장에는 완벽한 답이 없습니다. 정답 없는 길을 걷는 것이 바로 육아의 본질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 역시 때로는 불안에 휘둘려 아이의 인생에 과도하게 개입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아이에게 ‘영원히 남을 흉터가 아닌, 시간이 지나면 아물 상처’를 경험할 기회를 주려 합니다.

 

 앞으로 아이가 어떤 선택을 하든,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저는 더 이상 “거봐, 엄마 말이 맞지?”라고 말하지 않으려 합니다. 대신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다음엔 다른 방법을 함께 찾아보자”라고 말하는 든든한 조력자가 되고 싶습니다.

정답 없는 육아의 길 위에서, 제 이 작은 다짐이 같은 고민을 하는 부모님들께도 작은 위로와 용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 모두 완벽한 부모는 될 수 없지만, 아이의 자립을 존중하는 현명한 부모는 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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